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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기념으로 관극을 해보자! 했는데 왜인지 크게 끌리는 극들이 별로 없었다. 나는 범죄극을 크게 선호하지는 않는 편인데(광염소나타 제외) 하필이면 이때 가장 인기 많던 극들은 전부 트리거요소가 가득한 범죄극이었다. 고민하는 중에 친구가 뮤지컬 붉은정원을 추천해주길래 한번 보러갔었다.
원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가지고 만든 뮤지컬 붉은정원은 일단 난 재밌게 봤지만... 어.. 남주가... 별로였다. 사실 여기 나오는 남자들은 다 별로다. 진짜. (근데 이거 자전적 소설이면 원작가의 아버지도 그랬다는 거 아니야??!)
불륜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살짝 안나 카레리나가 생각나기도 했다. (여주의 욕망이 사회의 통념을 깨는 불륜으로 나온다는 점이 말이다.) 근데 안나 카레리나보다는 별로 좋지 않았던게, 차라리 지나의 목소리에 더 집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붉은정원은 이반의 목소리에 더 집중하여 지나의 '나쁜 여자' 프레임만 강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지나가 이반한테 사랑한다고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는데도 말이다. (물론 지나가 이반에게 키스했던 것은 나빴다고 생각한다. 빅토르에게서 얻지 못한 사랑을 이반에게 해코지를 한 것으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화가 났던 인물은 바로 빅토르다. 빅토르는 내가 좋아하는 정상윤 배우님이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곱씹어보면 화나는 인물이다. 물론 빅토르에게도 억압이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의 아내이자 이반의 어머니. 나는 그래서 빅토르의 불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는 지나에게 한번도 사과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빅토르가 미안해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순진한 아들 이반 뿐이다. 난 빅토르가 지나에게도 사과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빅토르는 너무 옹졸한 캐릭터(말이 심한가? 하지만 맞는 말이니 굳이 수정은 안하겠다.)이기 때문에 같이 불륜을 저질러놓고는 지나에게 피해자인 척 굴고 있다.
무대는 구성이 괜찮았던 것 같다. 웅장하고 큰 편은 아니었지만 극을 담기에 부족한 무대는 아니었다. (사실 보고 온지 꽤 되어서 지금 기억이 가물거리긴 함..()) 특히 좋았던 연출은 빅토르가 아내와 말다툼을 하면서 지나가 엿듣는 장면....? 그때가 좋았다.
난 이 뮤지컬의 매력은 정말 넘버라고 생각한다. 본지 벌서 2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종종 흥얼거리곤 한다. 특히 '사랑한다, 안한다.' 하는 넘버(넘버 제목은 까먹었다;;) 의 풋풋함은 정말 좋았다.
관극한지 꽤 되어서 기억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나름 즐겁게 봤다. 특히 금나 배우님의 목소리가 너~무 맑고 고와서 금나배우님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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